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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편에서는 한국 시장의 낮은 평가에 역사적 근거가 있지만, 현재도 모든 지표에서 모든 나라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한국 주식은 왜 낮은 평가를 받을까요?란 질문에 대한 원인과 ‘진짜 투자 기회’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또한 수익성·자본배분·주주 신뢰의 문제를 살펴보고, 실제 투자자가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가 달라지면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을까?”
낮은 가격을 발견하는 것과, 그 가격이 달라질 근거를 찾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이유가 그대로라면 낮은 평가가 오래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낮은 평가의 이유는 뭘까?
- 자산이 많다는 것과 자산을 잘 활용한다는 것은 다릅니다
기업에 현금·공장·부동산이 많으면 안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가 보유자산의 규모만 보고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산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과 현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입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24년 해설도 낮은 PBR을 단순한 시장의 오해로 보기보다, 낮은 수익성과 비효율적인 자본 사용이 반영된 결과일 가능성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많은 자본을 투입하고도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투자자는 장부상 자산 규모만큼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질문은 “자산이 얼마나 많은가요?”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자산이 사업에 필요한가요?”
“유지하는 비용보다 충분한 수익을 만들고 있나요?”
“앞으로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나요?”
이 질문이 자산가치와 투자수익 사이를 연결합니다. - 번 돈을 어디에 쓰는지도 평가에 영향을 줍니다
기업이 이익을 내면 그 돈을 성장 투자에 사용하거나, 부채를 줄이거나, 배당·자사주 매입 등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 선택이 좋은지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좋은 투자 기회가 있다면 재투자가 유리할 수 있고, 투자 기회가 부족하다면 주주환원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주환원의 핵심은 단순히 “배당을 많이 주는 회사가 좋다”가 아닙니다. 자본을 주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배분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일본거래소그룹도 기업가치 개선을 일회성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과 구분합니다. 자본비용을 넘는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단순 발표보다 실행을 보아야 합니다.
자사주 매입 계획이 나왔는지뿐 아니라 실제로 얼마를 취득했는지, 이후 주식 수와 자본 사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보는 편이 좋습니다. 좋은 방향의 계획이라도 기업의 현금창출력과 맞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 같은 이익이라도 신뢰와 위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그 이익이 일반주주의 가치로 얼마나 온전히 연결될 수 있는지도 생각합니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가 충돌할 가능성, 이사회의 감시 기능, 회계정보의 신뢰성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23년 분석은 주주환원·수익성·성장성과 함께 지배구조 및 회계 투명성도 관련 요인으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모든 한국 기업이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가에 대한 이미지보다 개별 기업의 공시와 의사결정 기록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 현재 가격은 낮아집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25년 연구는 2006~2024년 59개국을 대상으로 시장에 내재된 할인율을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의 평균 할인율은 11.5%, 선진국 평균은 8.9%였습니다.
여기서 할인율은 주가가 몇 퍼센트 할인돼 있다는 뜻이 아니라,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계산할 때 적용하는 요구수익률입니다. 같은 미래 현금흐름이라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수록 지금 지불할 가격은 낮아집니다. 11.5%는 한국 주식을 사면 받을 수 있는 확정 수익률도 아니고, 2026년 현재의 실시간 할인율도 아닙니다. 과거 표본과 모형으로 추정한 결과입니다. - 다만 원인에 대한 연구가 모두 같은 결론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관찰된다는 사실과, 무엇이 그것을 얼마나 설명하는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2025년 한국증권학회지에 실린 연구는 58개국의 과거 기업 자료를 분석해, 낮은 주주환원과 주주권리 수준만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설명하는 주장에 이견을 제시했습니다. 불확실성과 단기 거래 성향 등 다른 가능성도 검토했습니다.
반면 2023년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서는 단기투자 성향이나 지정학적 위험이 평가 격차를 설명한다는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런 차이는 표본·측정 방식·분석 모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배당이 적어서 그렇습니다” 또는 “단기매매가 많아서 그렇습니다”처럼 하나의 원인으로 확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현상은 확인되더라도, 그 현상의 원인을 설명하는 연구는 계속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PBR 1배 미만이면 반드시 저평가를 의미할까요?
PBR이 0.5배라면 시장가격이 장부상 순자산의 절반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주식을 샀다고 그 순자산을 곧바로 현금으로 돌려받는 것은 아니고, 장부가치와 실제 처분가치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단순한 모형을 사용해 보겠습니다.
그래프 ③ 같은 순자산이라도 수익성이 다르면 가치가 달라집니다

그래프의 성격: 실제 기업 데이터가 아닌 설명용 계산입니다. 순자산 100, 요구수익률 연 10%, 성장률 0%, 같은 이익을 매년 영구히 전액 배당하고 순자산이 유지된다고 가정했습니다.
이론 참고: Damodaran의 장부가치 배수 모형. 가상 수치는 별도로 구성했습니다. 실제 적정주가나 투자수익을 예측하는 그래프가 아닙니다.
원문 URL
https://pages.stern.nyu.edu/~adamodar/pdfiles/valn2ed/ch19.pdf
이 가정에서는 매년 이익 5를 지급하는 기업의 가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5 ÷ 10% = 50 → PBR 0.5배
매년 이익 15를 지급하는 기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15 ÷ 10% = 150 → PBR 1.5배
첫 번째 기업은 PBR 0.5배라도 이 모형 안에서는 저평가가 아닙니다. 낮은 수익성이 낮은 가격을 설명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두 번째 기업은 PBR 1.5배라도 무조건 고평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성장률·이익·위험·배당 정책이 변합니다. 이 계산을 모든 기업에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됩니다.
핵심은 하나입니다.
PBR을 볼 때는 ‘1배보다 낮은가’뿐 아니라, 그 자본으로 어떤 수익을 만들어내는지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 평가가 해소돼도 기업 이익이 줄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투자자가 기대하는 ‘재평가’는 시장이 같은 이익에 더 높은 배수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평가배수가 높아지는 동안 이익이 줄어들면, 기대한 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주가 100, 주당이익 10, PER 10배에서 시작하는 가상의 계산입니다.
| 이후의 변화 | 이후 주당이익 | 이후 PER | 이후 PER | 가격 변화 |
| 이익만 20% 증가 | 12 | 10배 | 120 | +20% |
| 평가배수만 20% 상승 | 10 | 12배 | 120 | +20% |
| 이익·평가배수 모두 20% 증가 | 12 | 12배 | 144 | +44% |
| 이익 20% 감소·평가배수 20% 상승 | 8 | 12배 | 96 | −4% |
주가=주당이익×PER를 적용한 설명용 예시입니다. 배당·세금·비용은 제외했으며, 특정 기업이나 시장의 전망이 아닙니다.
이 표는 기업의 이익 개선과 평가배수 상승을 따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줄어들면 오른다”는 기대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업의 실제 이익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중요합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고려할 사항
- 낮은 평가가 투자 기회인지 판단하려면, 처음 보았던 숫자를 반복해서 확인하는 데서 끝나면 안 됩니다.
낮은 평가를 받게 만든 조건이 실제로 개선되는지를 추적해야 합니다.
점검 항목 확인할 내용 이익의 지속성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수익성이 유지되는지 ROE의 질 사업 수익성이 좋아진 것인지, 자기자본 감소나 부채 확대의 영향인지 현금창출력 회계상 이익이 실제 영업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자본배분 투입한 자본이 충분한 수익을 내는지, 주주환원 계획이 실제로 집행되는지 현재 가격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 - 이런 점검은 한 지표보다 수익성·재무건전성·효율성을 함께 살펴보는 재무분석 원칙과 연결됩니다. 특히 ROE는 영업 성과뿐 아니라 레버리지 등의 영향을 받으므로 숫자가 높아졌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투자의 시간도 고려해야 합니다.
기업의 개선을 기다릴 수 있다는 생각과, 생활자금 때문에 중간에 팔지 않아도 되는 여건은 다릅니다. 저평가 해소 시점을 알 수 없다면 투자금의 크기와 사용 시점을 더 신중하게 정해야 합니다.
더 깊게 분석할 때 유용한 추가 자료
현재 국가별 배수 비교를 보완하려면 다음 자료가 도움이 됩니다.
추가 분석 확인할 수 있는 질문
동일 지수의 장기 PER·PBR 추이 다른 나라보다 낮을 뿐 아니라, 자기 역사와 비교해도 낮을까요?
같은 업종 기업들의 PBR·ROE 비교 낮은 PBR가 낮은 수익성으로 설명되는지, 그 이상으로 낮은지 볼 수 있을까요?
이익 전망 수정과 실제 실적 추이 낮은 선행 PER의 전제가 되는 이익 전망이 유지되고 있을까요? - 회사가 성장하는 것과 ‘내 한 주의 몫’이 커지는 것은 다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한다면 회사 전체의 이익뿐 아니라 내가 가진 주식 한 주에 돌아오는 이익이 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하더라도 신주 발행 등으로 주식 수가 더 빠르게 늘면 주당이익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전환사채나 주식매수선택권처럼 향후 주식 수를 늘릴 수 있는 요소도 점검 대상입니다.
가령 다른 조건이 같고, 보통주 주주에게 귀속되는 이익이 20% 증가했지만 연평균 주식 수가 50% 늘었다고 가정하면, 주당이익은 오히려 20% 감소합니다.
물론 신주 발행 자체를 무조건 악재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조달한 자금이 더 큰 이익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따져봐야 합니다. 다만 투자자는 회사의 외형 성장만 보기보다 주당이익과 희석주당이익, 주식 수의 변화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의 가치가 커질 것인가?”를 넘어 “그 성장의 혜택이 내가 가진 한 주에도 돌아오는가?”입니다. - 싸게 보이는 가격과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가격을 구분합니다
저평가 종목을 찾을 때는 재무지표뿐 아니라 거래대금과 매수·매도 호가, 내 주문 규모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종목은 원하는 수량을 매도하기 어렵거나, 가격을 낮춰야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화면에 표시된 평가금액을 언제든 그대로 현금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주가가 목표 수준에 도달했더라도, 그 가격에 사려는 수량이 내 보유량보다 적다면 일부는 더 낮은 가격에 팔릴 수 있습니다. 최근 체결가격과 내 주문의 실제 체결가격은 같다고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모두 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평가 해소를 기대하며 투자하더라도 내 투자금 규모에 비해 거래 여건이 충분한지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저평가를 발견하는 것과, 그 기회를 합리적인 가격에 매수하고 나중에 실현하는 것은 서로 다른 과제입니다.
이는 더 정밀한 판단을 위한 분석 방향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해당 장기 원시시계열이나 동종업종 분석을 수행하지 않았으므로, 그 결과까지 확인된 것처럼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2편 맺음말|기다릴 이유가 있는 투자와, 싸다는 이유만으로 기다리는 투자는 다릅니다
마지막으로 가상의 투자자 B씨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B씨는 PBR이 0.5배인 기업을 보고 “순자산의 절반 가격이라면 충분히 싸지 않을까요?”라고 생각해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사업 수익성이 좋아지지 않고 자본 사용 방식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낮은 가격을 투자 근거로 삼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격이 달라질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이 사례에서 돌아볼 부분은 단순히 오래 기다렸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기다리는 동안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저는 저평가 투자를 볼 때 “얼마나 싸게 샀는가”만큼 “어떤 변화가 확인되면 내 판단이 맞다고 볼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예상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거나, 처음 가정했던 이익 전망이 달라졌다면 투자 이유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래 보유했다는 사실 자체가 투자 판단을 옳게 만들어주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두 편을 종합하면
한국 시장의 낮은 평가에는 역사적 근거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모든 지표에서 모든 나라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며, 낮은 평가배수가 곧바로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를 뜻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투자자가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낮게 평가되고 있는지,
왜 그런 평가를 받는지,
그 이유가 앞으로 달라질 근거가 있는지입니다.
‘싸다’는 말은 관심을 끄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할 이유가 되려면, 왜 저평가되었는지와 무엇이 달라질지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 주식의 저평가 문제도 결국 가격·수익성·자본배분·신뢰를 함께 보는 문제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상기 내용은 참고용입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좋은 투자 하세요~
2편 참고자료·원문 URL
자본효율성과 주주환원 — 자본시장연구원, 2024년
https://www.kcmi.re.kr/en/publications/pub_detail_view?cno=6398&syear=2024&zcd=002001017&zno=1805
할인율 국제 비교 — 자본시장연구원, 2025년
https://www.kcmi.re.kr/report/report_view?report_no=2170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분석 — 자본시장연구원, 2023년
https://www.kcmi.re.kr/report/report_view?report_no=1522
원인에 대한 다른 실증 결과 — 한국증권학회지, 2025년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3237157
ROE·PBR·자본비용의 관계 — Aswath Damodaran
https://pages.stern.nyu.edu/~adamodar/pdfiles/valn2ed/ch19.pdf
자본비용과 기업가치 개선 — 일본거래소그룹
https://www.jpx.co.jp/english/equities/follow-up/02.html
재무비율과 ROE 분석 — CFA Institute
https://www.cfainstitute.org/insights/professional-learning/refresher-readings/2026/financial-analysis-techniques